법인사업자 vs 개인사업자 — 둘 다 해본 사장이 말하는 진짜 차이
법인사업자 vs 개인사업자 — 둘 다 해본 사장이 말하는 진짜 차이
나는 둘 다 해봤다
개인사업자도 해봤고 법인도 운영해봤다. 이론이 아니라 직접 부딪혀본 경험으로 말하는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이 훨씬 편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초기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차이를 하나씩 짚어보겠다.
가장 큰 차이 — 사업자와 사업체가 같은가, 다른가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본질적인 차이는 하나다. 사람과 사업체가 같은가, 다른가.
개인사업자는 사장 본인이 곧 사업체다. 내가 번 돈은 내 돈이고, 사업에서 생긴 빚도 내 빚이다. 사업이 잘못되면 개인 재산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법인사업자는 다르다. 법인은 사장과 별개로 존재하는 독립된 법적 인격체다. 회사가 하나의 사람처럼 취급된다. 회사 빚은 회사 빚이고, 사장이 1억 원을 출자해서 법인을 만들었다면 법인이 망해도 원칙적으로 그 1억 원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개인 재산은 보호된다. 이게 법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설립과 유지 — 개인이 압도적으로 간단하다
개인사업자 등록은 세무서에 가거나 홈택스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하루 만에 끝난다. 비용도 거의 없다. 폐업도 마찬가지다.
법인은 다르다. 설립할 때부터 정관이 필요하고, 법원 등기, 자본금 납입 확인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진짜 번거로움은 설립 이후부터다.
예를 들어 회사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해보자. 개인사업자는 세무서에서 간단하게 처리된다. 법인은 등기소에 가서 정식 변경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 주소가 바뀌거나, 대표자가 바뀌거나, 업종이 추가되거나, 자본금이 변경되는 등 회사에 변경사항이 생길 때마다 정관을 고쳐야 하고, 그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 법무사 비용에 등록면허세까지 합치면 변경 한 건당 적게는 수십만 원이 든다.
법인 등기 변경은 **인터넷등기소(www.iros.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직접 처리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서류가 복잡해서 처음엔 법무사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온라인으로 된다. 근데 처음 한 번은 등기소에 가야 한다.
대표이사 등 등기 신청 권한을 가진 자가 직접 인터넷등기소(www.iros.go.kr)를 통해 전자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 신청을 위해서는 사용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원칙적으로 등기소에 직접 출석하여 사용자 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처음 딱 한 번 등기소 가서 사용자 등록을 하고 전자증명서(USB) 를 발급받으면, 그 이후부터는 법인 설립이나 변경등기 시 전자신청을 통해 물리적 방문 없이 필요한 절차를 모두 완료할 수 있다.
나처럼 매번 등기소를 직접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걸 몰랐던 거다. 처음 한 번만 수고하면 그 다음부터는 집에서 처리할 수 있었는데.
1인 법인이라면 그나마 절차가 단순하다. 그런데 이사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달라진다. 변경사항이 생길 때마다 이사 동의를 받은 서류를 갖춰야 한다. 이사회 의사록, 동의서 등 요구하는 양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직접 해보면 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세금 — 매출이 올라갈수록 법인이 유리해진다
개인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낸다. 세율은 소득에 따라 6%에서 최대 45%까지 올라가는 누진세 구조다. 많이 벌수록 세금이 급격히 늘어난다.
법인사업자는 법인세를 낸다.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9%, 2억~200억 원 구간 19%다. 개인 최고세율 45%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다.
그래서 매출이 올라갈수록 세금 면에서 법인이 유리해진다. 일반적으로 연 순이익이 1억 원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법인 전환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한다. 단 개인 상황마다 다르니 세무사와 상담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
자금 사용 — 법인 돈은 내 돈이 아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 통장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쓸 수 있다. 내 돈이니까.
법인은 다르다. 법인 통장의 돈은 법인 것이지 사장 개인 것이 아니다. 사장이 법인 돈을 개인적으로 쓰려면 급여, 배당, 업무 관련 경비 처리 등 정해진 방법을 통해야 한다. 법인 카드로 개인 용도 지출을 하면 나중에 세무 문제가 생긴다.
처음 법인을 만든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것이다. 법인 통장을 개인 통장처럼 쓰다가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신뢰도와 거래 — 법인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B2B 거래를 주로 하는 업종이라면 법인이 유리할 수 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 개인사업자보다 법인사업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소매업, 음식점, 서비스업은 개인사업자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론은 — 처음엔 개인, 매출이 올라가면 법인
직접 둘 다 운영해보고 내린 결론이다. 처음부터 법인으로 시작할 이유는 거의 없다. 설립도 복잡하고, 유지도 번거롭고, 변경사항이 생길 때마다 비용과 시간이 든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해서 사업이 자리를 잡고 매출 구간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때 법인 전환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 세금 구조가 달라지는 시점, 거래처 요건이 생기는 시점, 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점. 그 타이밍에 전환해도 늦지 않는다.
처음부터 법인이어야 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 공동창업으로 지분 구조가 필요할 때, 처음부터 대기업 납품이 예정되어 있을 때, 투자 유치가 계획되어 있을 때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으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사장의 길은 어차피 복잡하다. 처음부터 복잡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도대체 매출이 얼마일 때 법인으로 바꿔야 하나
직접 둘 다 운영해보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거다. 정확한 숫자가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찾아보면 "세무사와 상담하세요"로 끝나는 글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직접 정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순이익 기준 1억~2억 원 구간이 법인 전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유는 세율 구조에 있다.
개인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낸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 구조인데, 소득이 1억 5천만~2억 원 구간이면 종합소득세율이 38%인 반면 법인은 같은 소득 범위에서 9%의 법인세율만 적용된다.같은 돈을 벌어도 세금이 4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뜻이다.
더 극단적인 예를 들면 이렇다. 연 순이익이 3억 원일 경우 개인사업자는 종합소득세와 지방세를 합쳐 약 1억 1,500만 원을 내야 하지만, 법인사업자는 법인세로 약 4,800만 원만 낸다. 차이가 약 6,700만 원이다. 이 돈이 매년 사업 재투자 여력이 되느냐, 세금으로 나가느냐의 차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법인으로 전환하면 법인세 외에 법인을 통해 수령한 급여에 대해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즉 법인 세율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세금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내가 법인에서 급여로 돈을 빼 쓰면 그 급여에 또 소득세가 붙는다. 단순히 세율만 비교해서 "법인이 유리하다"고 결론 내리면 오산이다.
업종별로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게 있다. 직전 연도 매출액이 10억 원 이하인 음식점업 개인사업자는 신용카드 발행 세액공제로 매출액의 1.3%를 공제받을 수 있는데, 법인은 이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법인 전환 전에 이 부분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또 하나. 성실신고 대상자가 된 이후에 법인으로 전환하면 초기 3년간 성실신고 의무가 그대로 따라온다. 성실신고 부담을 피하려고 법인으로 전환하려는 분들이 많은데, 이미 성실신고 대상이 된 뒤에 전환하면 의미가 없다. 성실신고 대상 매출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전환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순이익 1억 원 미만이라면 개인사업자가 훨씬 편하다. 순이익 1억~2억 원 구간이라면 세무사와 상담해서 전환 시점을 따져볼 때다. 순이익 2억 원을 넘어가거나 매출 10억 원을 향해 가고 있다면 법인 전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단, 업종, 다른 소득 유무, 자금 인출 계획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반드시 세무사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출처: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Index, Kostat